미디어 뉴스나 액션영화에서 접하는 이슬람 이야기에는 대부분 미국과 이슬람의 대립이 그려집니다.
실제로 여러 중동지역에서는 미국과 이슬람 세력이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이고요. 하지만 이란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슬림 대 무슬림의 갈등관계에서 미국이 어느 한쪽의 무슬림 편을 드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문명의 충돌처럼, 큰 틀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세력이 대립한다는 분석은 너무 이분법적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본토에서의 무슬림은 어떨까요? 아무 탈 없이 무슬림이 미국 시민으로 잘 살고 있는지 또는 무슬림 외국인이 미국을 방문하는데 문제가 없는 지 궁금한 분들이 많겠죠. 미국과 캐나다를 합쳐 북미 지역에는 약 500만 ~ 800만 명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는 전세계 각지에서 이주한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고 있고, 여기에는 서로 다른 종교도 섞여 있습니다. 물론,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인종이나 출신국에 따른 차별, 종교 정체성에 따른 갈등도 존재하긴 하지만, 외부에서 걱정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뉴욕, LA, 시카고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곳에서는, 비록 마이너러티이긴 하지만 무슬림 공동체도 잘 조화되고 있고요. 또한 시카고도 상대적으로 무슬림이 많이 분포하는 도시입니다. 도시 한복판에는 이슬람 성원이 있어 매주 금요일에는 인근 무슬림이 모여서 예배를 봅니다. 성원건물 바로 옆에는 이슬람재단에서 설립한 학교도 있고요. 시내 쇼핑몰에는 머리에 히잡을 쓰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무슬림 쇼핑객도 흔하게 만날 수 있고, 슈퍼마켓에는 검정색 챠도르를 입은 무슬림 할머니도 여유롭게 물건을 삽니다. 마찬가지로 히잡을 하고 일하는 무슬림 직원도 만날 수 있고요. 다원적인 세계를 가장 잘 반영하는 미국에는 외부에서의 걱정과는 달리 수많은 무슬림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간혹 종교차별 이슈가 불거지기도 하지만, 미국 내 무슬림들은 한결같이 외칩니다. “I am an American!” 무슬림이기 이전에 그들도 ‘미국 시민’이니까요. 일반적으로 이슬람에서 허용되지 않는, 즉 하람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돼지, 개, 술 등을 예를 듭니다.
돼지와 술은 많은 자료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개에 대한 언급은 구체적이지 않죠. 그 이유는, 대부분의 이슬람 지역에서는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드믈기 때문에 식품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슬람에서는 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선입니다. 원래 개를 배척한 것에는 몇가지 설이 있지만, 주로 반려견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항상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슬람 관점에서, 기호 또는 흥미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개를 사육하는 행태가 문제된 것이지요. 따라서 무슬림은 반려견을 기르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하며, 개로부터 분비되는 물질로부터도 각별히 주의하도록 교육 받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이로운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경우에는, 다른 의약품이나 식품에서 인정되는 합리적 예외와 마찬가지로, 개를 사육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군견, 경찰견, 마약탐지견 등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 입니다. 이러한 경우는사람의 오락을 위해 사육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 허용되는 것이지요. 두바이의 오랜 전통인 살루키 경주에서처럼 이슬람 지역에서도 간혹 공식적으로 개를 볼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Saluki Racing 을 검색하면 동영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례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무슬림은 길거리에서 개를 마주치면 아주 멀리에서부터 피해서 갑니다. 개와 관련된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전세계 모든 이슬람 문화 및 모든 무슬림을 하나의 기준으로 이해하려는 접근법은 점차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바닷물이든 민물이든 일반적으로 모든 수산물은 할랄에 해당합니다.
다만, 독이 있다든지 양서류라든지 하는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대부분은 할랄로 간주되지요. 따라서, 일반적으로 회나 초밥으로 즐겨 먹는 수산물들은 그 자체를 할랄로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광어회, 우럭회, 생선초밥, 산오징어, 멍게, 해삼, 석화(굴)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횟집 메뉴가 포함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는데요… 1. 가공을 하거나 다른 식재료가 추가되면, 할랄 여부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일례로, 장어초밥의 경우 장어(민물장어든 바닷장어든) 자체는 할랄이지만 이것을 가공하고 ‘정체 불명’의 소스를 뿌리게 되면, 조리공정이나 소스 원재료를 확인해야 됩니다. 2. 이슬람의 각 종파나 학파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수용 정도가 상이합니다. 시아파나 수니-하나피의 경우에는 좀 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그래서 랍스터, 게, 장어, 오징어, 굴 등은 기피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것은 할랄 vs 비할랄의 문제라기 보다는, 각 지역이나 공동체의 관습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생선회가 대체적으로 할랄에 속한다 하더라도, 실제 외국인 무슬림이 이러한 메뉴를 즐기는가는 전혀 별개입니다. 이는 각 무슬림 개인의 선호도에 관한 것임과 동시에 낯선 음식에 대한 수용도의 문제이니까요. 따라서, 한국 음식을 자주 접한 외국인 무슬림이라면 생선회나 오징어회도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태어나서 처음 생선회를 접한 사람은 잘 먹지 못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혹시라도 외국인 무슬림을 응대할 일이 있는 경우에는, 생선회에 대한 선호여부를 미리 체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제조업체가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대행료, 인증료 및 관련 출장비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할랄인증은 전체 비용이 몇 백만 원을 넘지 않으며, 글로벌 인증을 받는 경우에도 1천만 원 내외가 소요됩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모든 인증비용이 부담될 수 있겠지만, 식품제조업체에 일반적인 ISO인증이나 HACCP인증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어느 식품제조업체가 할랄인증을 획득했을 경우, 그로 인한 제품원가 상승이 얼마인지는 사업체 마다 여건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수치를 대입하여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개당 1천 원짜리 과자를 1달에 10만개 생산하는 플랜트의 경우, 연간 생산금액은 약 12억 원입니다. 이 플랜트의 할랄인증 소요비용을 1천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제품 1개당 인증원가 해당 금액은 약 8원입니다. 할랄인증 비용을 전액 소비자가격으로 전가한다 해도 제품가격은 1,008원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실제로는 대부분의 원가구성에 있어 생산원가, 마케팅비용, 인건비 등 간접비, 판매수익을 모두 포함하여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하게 되므로, 사실상 할랄인증으로 인한 제품가격이 인상된다는 논리는 다소 비약입니다. 오히려, 할랄인증을 통해 이슬람권 수출이 활성화되고 이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히려 원가절감이 도모될 수 있습니다. |